E사

Q.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궁금해요.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은 40% 이상이고요. 차장급은 34% 가량이 여성이에요. 

차장과 부장 사이에 부부장이라는 직급이 있는데, 이런 부부장의 경우 여성 비율은 7~8%. 부장은 4~5% 수준입니다.

Q. 부부장의 역할은 정확히 무엇인가요?  

저희는 업무의 범위를 ‘관리자’ ‘실무자’ 이렇게 딱 잘라서 나누기가 어렵기는 해요.

직원 중 연령대도 높고 직급도 높은 사람들을, 그러니까 통상 과장 이상을 관리자라고 분류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런 사람들이 사원이나 대리급과 비교해서 숫자가 적지도 않고, 정확하게 관리 업무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에요. 

그래서 부부장 안에서도 파트장 역할을 하는 부부장이 있고, 일반 업무를 보는 부부장도 있어요. 차장도 실무형 차장이 많다고 봐야 하고요.

Q. 부장급부터는 여성 관리자 비율이 급감하는데, 이유는 무엇일까요?

부부장이나 부장이라고 하면 어느 정도 연차가 있는 사람들. 즉, 과거부터 꾸준히 승진을 해 왔던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과거에는 아무래도 여성의 승진율이 낮았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부장급으로 올라갈 수 있는 여성 인력풀 자체가 적어요.

같은 맥락에서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근속연수도 짧고 퇴사 비율이 높죠. 이런 누적된 상황이 반영되었다고 봅니다.

Q. 지금도 학력, 직무 등에 따라 분리채용을 하고 있나요?

과거에는 일반 정규직과 운영 정규직으로 구분해서 채용했지만, 현재는 일반 공채와 경력직 채용으로만 구분되어 있어요.

이렇게 전환된 지 10년도 넘었고요. 계약직, 파견직 사원 역시 지금은 거의 채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Q. 과거에는 어떤 기준으로 분리채용을 했나요?

일반정규직의 경우 공채로 채용했는데, 그 안에서도 전문대졸인지, 대졸인지에 따라 급수를 전부 구분했습니다.

운영정규직의 경우 주로 상담 업무를 담당했고, 대부분이 여성이었어요. 소수의 민원담당 업무만 남성들이 담당했고요. 

회사가 ‘남성이 이 업무를 맡았을 때 더 업무 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업무를 제외하면 모두 여성이 했다고 보면 됩니다. 

Q. 직무를 제외하고 운영정규직과 일반정규직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복리후생은 같았지만, 급여에서 차이가 났어요. 기본급 베이스에서부터 차이가 있었죠. 

운영정규직의 경우 주임에서 전임, 선임으로 올라가는 구조인데, 실제로는 거의 위로 올라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반정규직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에 머물게 되고, 이게 다시 급여차이로 확인되는 상황이었어요. 

Q. 직군 전환은 가능했나요?

운영사원 몇 년차가 되면 전환이 가능해요. 일반정규로 가면 아무래도 급여 체계가 달라지기도 하고, 운영사원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회사에 계속 다니고 싶어하지 않으니까요.

직군 전환 신청자 대비 전환율은 통상 20~25%정도였습니다. 

기준은 업무 평가이고, 이 직군 전환 전환률을 저희는 노조가 회사와 교섭을 통해 계속 관리를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Q. 분리채용을 없앨 때 저항이 심하지는 않았나요?

이미 분리 채용이 된 사람들이 조직 내에 있었기 때문에, 전환에 굉장히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아요. 

계약직 노동자를 사실상 차별화된 정규직인 운영사원으로 전환하고, 그 운영사원을 일반정규직 사원으로, 주로 고과에 따른 승진 개념으로 전환하는 과정이었죠.

그러다가 2019년 초에 남은 운영사원 200여명을 일괄적으로 일반정규직으로 전환했습니다. 

물론 한 번에 계약직을 바로 일반정규직으로 전환했다면 더 좋았겠죠. 그래도 민감한 부분이라 충분한 소통과 설득의 과정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전환 이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었어요. 

운영사원이 일반사원으로 전환될 경우, 운영사원은 전환 과정에서 그간의 근무 경력이나 업무 성과 등을 충분히 인정해주지 않는다고 불만을 가졌거든요. 

반면 기존 일반사원의 경우 그간 경쟁자가 아니었던 운영사원과 이제부터는 같은 선상에서 경쟁을 해야 하니 불편해 했고요.

다만 앞서 말했듯 10년에 가까운 시간동안, 긴 호흡으로 전환을 추진했기 때문에, 직원들 사이에 서로 서운한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이해가 되었던 것 같아요.

Q. 그럼 이젠 시간 흐름에 따라 여성 관리자도 늘어날까요?

그룹 관점에서도 여성 관리자 비율을 높이는데 관심을 두고 있고, 이제는 여성을 더 많이 채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성 관리자 비율은 당연히 높아질 거에요. 

지금까지는 여성 운영사원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직급에 포진해 있었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여성 관리자 비율이 낮았다고도 볼 수 있죠.
 
임원의 경우 그룹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관리자와는 그 성격이 좀 다르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래도 결국은 각 그룹사에서 임원이 될 만한 여성 후보군이 얼마나 있는지에 따라 비율이 달라질 겁니다. 

그러니까 각 회사에서 부부장, 부장으로 여성 인원이 계속 늘어나면 여성 임원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죠.

Q. 성별화 된 업무 배치의 문제는 남아있지 않나요?

기본적으로 상시 자기신고서 제도를 통해 직원들은 각각 자신의 희망 부서, 희망 직무를 등록해둘 수 있기는 해요. 인사부서에서는 그렇게 등록된 각각의 신고서 내용을 참고해서 인사를 진행하고요. 물론 100% 반영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별에 따라 다른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영업의 경우 남성이 많고, 여성은 영업 지원 혹은 센터, 도급사 관리 업무를 주로 담당하고 있거든요.  

회사 전체적인 인사 절차를 봤을 때는 본인 희망이 어느 정도 반영될 수 있는 구조라고 해도, 부서 내에서 업무 분담을 하는 실질적 권한은 부서장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그 외 도급사 관리 업무를 여성에게 더 많이 맡기는 것은 회사 자체적인 판단도 있다고 봅니다. 

Q. 여성들이 영업을 기피하는 경우도 많지 않아요?

그런 영향도 분명 있어요. 회사는 여성들을 영업으로 보낼 의지도 있고, 실제 시도도 하지만 여성들은 영업을 기피하는 편이에요. 

막상 영업으로 배치되면 오히려 여성들이 더 업무를 잘해요. 그런데 그 업무 경계를 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거죠.  

Q. 왜 여성은 영업을 기피한다고 생각하세요?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심리적 측면에서 보면 여성들은 아무래도 외부에서 모르는 사람을 만나서 업무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남성보다 더 큰 것 같습니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이동수단에 제약이 많다는 점도 영향을 끼친다고 봐요. 물론 운전을 하는 여성의 비율이 지금은 높고, 불가피한 상황에서는 택시 등을 활용해도 되지만 아직까지는 남성이 더 운전을 잘 하고, 다양한 이동수단을 활용하잖아요.

그 외에, 영업에는 인맥이 매우 중요한데, 남성의 경우 네트워크를 연결해주고, 인맥을 소개해줄 때 남성 후배들을 주로 끌어주는 경향이 있어요. 

실제 현장에서 여성들이 영업에 나설 때, 막막하고 힘든 순간들이 발생하는데, 같은 조건의 남성 동기들은 선배 남성들이 도와주는 반면, 여성 후배들은 그만큼 지원해주지 않는다고 해요. 수치로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현장에서 영업에 나선 여성 직원들이 입을 모아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제가 봐도 아직 그런 부분이 있고요.

Q. 왜 그런 상황이 발생할까요? 

일단 남자들 스스로도 영업은 남자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어요. 그런 남자의 영역을 여성에게 빼앗기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영업은 그래도 남자가 잘한다는 이미지를 계속 가져가고 싶어 하는 것이죠. 끌어주는 부분 없이 단순히 업무만 놓고 판단하면, 실제로는 여성들이 동일 업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승진이나 배치에서의 또 다른 성차별은 없나요?

기존 인력들의 경우 아무래도 남성이 더 우대를 받고, 승진이 더 잘되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공채로 뽑힌 일반 정규직 여성들은 동기 남성들보다 승진 등에서 뒤쳐진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Q. 육아휴직 사용 양상은 어떤가요?

여성은 사용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어요. 출산휴가는 5개월을 사용할 수 있고, 육아휴직은 기본 1년에 무급으로 7개월을 더 사용할 수 있죠. 이 기간에는 발령도 일체 내지 않습니다.

남성의 경우 배우자 출산휴가 10일을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이 출산휴가는 공채로 입사한 젊은 남성 직원들은 전부 편하게 사용하는 편이에요. 

육아휴직은 아예 안 쓰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에 비해 남성들이 확연히 적게 사용하고요. 육아휴직을 신청한다고 대놓고 눈치를 주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스스로 ‘이게 나의 승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 듯해요. 

그렇다고 해서 이직을 하려고 육아휴직을 사용한다. 이런 케이스가 두드러지는 것은 아니고요.
 
개인적으로는 여성 승진에 육아휴직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고 보진 않습니다.

승진 평가를 할 때, 4년치 업무 실적을 본다고 하면,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람은 2년치 업무 실적만 평가 대상으로 올리게 되어 있어요. 평가 체계상 제도적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다만 부서장이 승진 대상자를 추천할 때, 휴직 없이 계속 일한 사람을 먼저 추천해야한다고 판단할 수는 있어요. 그런 측면에서의 불리함은 있겠지만, 수치상 증명할 수 있는 결과값이 없기는 하죠.

Q.군가산점제가 있나요?

군 경력은 1~2년을 인정해주는 것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확한 것은 모르겠어요.  

Q. 보건휴가 사용은 어떤가요?

보건휴가 사용 자체는 잘 되고 있지만, 남성들이 반발하고 있어요. 생리를 하는 시기에 정확하게 쓰냐는 등의 문제제기에요.

이것과 비슷하게 불만이 나오는 것이 여성 휴게실인데, 건물을 이전하면서 여성 휴게실만 유지했더니 남성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은 왜 없냐고 문제제기가 나왔었어요. 

Q. 역차별과 관련한 목소리가 많이 나오는 편인가요?

운영사원을 일반사원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기존 직원들에 대한 역차별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있었어요. 

그 외에는 조합에서 남녀 승진율을 맞춰야 한다고 사측에 요구할 때, 남성 직원들은 본인들이 여성들보다 더 힘든 일을 많이 한다고 생각해서 불만을 표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작년에 조합에서 장기 승진 누락자들을 챙겨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꼭 성별의 문제는 아니지만, 이 장기 누락자들 자체가 여성이 많다보니까 남성 직원들 입장에서는 노조가 여성을 더 챙기는 것처럼 보였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장기 승진 누락자들은 꼭 업무에 문제가 있어서 누락이 된 케이스인 것도 아니고, 설령 업무상 부족함이 있다고 해도 10년 이상 승진에서 누락을 시키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도 승진이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역차별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그 외에는 크게 문제로 불거지는 사안은 많지 않아요.
  
아. 최근 여성위원회를 만들려고 했을 때, 이미 여성을 많이 우대하고 있으니 여성위가 아닌 성평등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기는 했어요. 그래서 현재 성평등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고도 하고요.

Q. 교육에서의 성차별은 없나요? 

교육과 관련해서는 현재 여성 관리자 육성을 위한 별도의 교육이 시행되고 있어요. 

기존에는 남녀 구분 없이 진행한 교육인데, 그룹 차원에서 여성 리더 양성에 포커스를 맞추면서 여성 관리자 교육이 됐죠. 계열사마다 해마다 진행하고 있으며, 시행한지는 3~4년 가량 됐습니다.

대상은 원래 과장 이상이 듣도록 제한을 두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제한 없이 신청자들이 모두 들을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습니다. 물론 직급에 따라 부부장이나 과장 승진 대상자 등에게는 필수 이수를 하도록 하기도 하고요. 

프리젠테이션 교육 같은 실무 강좌가 열리기도 하지만, 해당 교육의 핵심은 여성 직원들이 여성 리더들과 어울려서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는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는 데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교육 자체가 차별이라는 시각이 많았어요. 여성을 남성보다 부족하다고 생각하니까 이렇게 따로 교육시키는 것 아니냐는 관점이었죠. 그런데 막상 교육을 시작한 이후에는 이 프로그램이 여성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Q. 여성할당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개인적으로는 할당을 도입하는 것 보다, 평가나 승진 등이 최대한 공정하게 될 수 있도록, 개개인이 성별과 무관하게 능력을 펼치고 인정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생각해요. 

할당제를 시행할 경우, ‘능력이 안 되는데 할당제 때문에 승진이 되는 거냐?’는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그게 업무에도 실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거든요. 조금만 업무 적응이 늦어져도 ‘할당제로 들어온 사람이라 그렇다’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