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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궁금해요. 

여직원 자체가 적어요. 전체 직원 중 3분의 1 정도?

부장급 관리자는 50명이 넘는데 이 중 여성은 1명이에요.

Q. 왜 이렇게 여직원과 여성 관리자가 적을까요?

여직원이 적은 이유는, 일단 이공계를 많이 채용하는 업무 특성상 여성 지원자 자체가 적어서 그런 것 같아요. 

그래도 요즘은 이공계열 전공에서 성비 불균형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서요. 일부 사업부는 성비가 같아지는 추세에 있기도 해요. 지원자만 놓고 보면 오히려 여성 지원자가 많은 곳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반면 영업 같은 경우 여성 비율이 아직 5% 미만이고요.

물론 지원자 성비와 별개로 실제 채용에서 성비 균형을 맞추는 것은 한계가 있어요 채용에서 부서장과 팀장의 권한이 막강하거든요. 아예 채용에 있어 남녀 성비를 제도적으로 강제하지 않으면 성비를 맞추기는 어려울 거에요. 

여성 관리자가 부족한 이유를 보면, 그건 아무래도 여성들이 승진에서 보이지 않게 누락되고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과장까지는 여성들도 어느정도 무난하게 올라갈 수 있지만, 과장에서 차장이 되는 것이 어렵고, 특히 여성이 차장에서 부장이 되는 것은 그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거든요.

이 조직에서 여성인데 더 위로 승진을 하려면, 이른바 ‘라인’을 타거나 군대 문화에 적극 따르는 명예남성이거나. 둘 중 하나여야 해요. 

아까 말씀드렸듯 회사가 부서장에게 인사와 관련해 막강한 권한을 부여하거든요. 그러니 인사고과가 아무리 좋아도 부서장이 승진 대상에서 제외시키면 승진이 불가능해요. 

회사가 전반적으로 아주 불합리한 운영을 하고 있어서, 이런 환경에서 특히 여성은 더 생존하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Q. 불합리한 운영은 남녀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 아닌가요?

그렇기는 하지만 회사에 이미 이른바 ‘남성 라인’이 구축되어 있고요. 거기에 여성들이 끼기 어려운 부분이 분명 있어요. 

예를 들어 남성들은 모여서 담배를 피러 나가고, 퇴근 이후에도 같이 ‘회식 문화’를 즐기러 몰려다니죠. 그리고 그 자리에서 중요한 업무 이야기를 나누거나, ‘키워주겠다’는 식의 약속을 합니다.

그러면 여성들은 정보에서도 뒤처지고, 일을 잘 해도 부서장 눈에 들지 못해서 승진이 되질 않죠. 

그 외에 출산과 육아 문제도 큽니다.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부서장들이 인사평가를 잘 주려하지 않습니다.

혹은 어차피 여성은 출산, 육아 휴직에 들어갈 직원이라고 전제하고 특정 업무에서 배제하는 경우도 있죠. 

대체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문제도 큽니다. 부서 안에 누군가가 육아휴직에 들어가면, 해당 직원의 업무를 기존 구성원들에게 배분해버리는 식이에요.

그러니 누가 마음 놓고 휴가를 쓸 수 있겠어요? 대체인력 투입과 관련한 내용 역시 단체협약에 있다고는 하는데 회사는 지킬생각이 없는 것 같아요

Q. 남성들은 육아휴직을 잘 사용하나요?

남성들은 육아휴직을 쓰지 않는 분위기에요.

최근에 딱 1명 사례가 생기긴 했는데, 이 사람에 대해서도 대체인력을 투입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고 있어요.

Q. 부서장 권한남용으로 여성이 승진이 누락된 사례가 있나요?

실제 어떤 부서에서 여성이 업무 능력이 월등한데도, 부서장이 눈여겨 본 다른 남성 직원을 노골적으로 ‘끌어주기’하려고 했던 사례가 있어요. 

회사는 그냥 문제를 방치하고 있고요. 부서장이 정당하게 인사 권한을 운영하는 일부 부서에서는 오히려 직원들이 그런 권한이 계속 유지되었으면 하는 생각들을 하고 있어서, 부서장 권한축소 관련해서는 직원들끼리도 의견이 갈려요.

Q. 군 가산점제는 있나요?

급여를 측정할 때 군대 복무 기간을 감안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만 얼마나 인정할지 역시 부서장 재량입니다. 인사부 공식 기준이 없어요. 부서마다 다르다 정도죠. 그러다보니 급여 체계가 엉망이죠.

개선을 요구해도 너무 뒤죽박죽이라 사측도 일괄적으로 손을 볼 수가 없다는 입장인 모양이에요.

Q. 역차별 논란이 나오지는 않나요?

인사부에서 먼저 역차별 관련 언급을 해서 직원들에게 남성들이 더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어요. 

실제 얼마 전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진행했었는데요. 강사가 교육 서두에 역차별 언급을 먼저 하더라고요. 알고 보니 인사 측에서 일부러 그렇게 해 달라고 요청한 사항이었다고...

그러다보니 교육 이후 직급이 더 높은 남성 직원이 여성 사원에게 ‘무서워서 앞으로는 여직원들하고 뭘 같이 못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네요.

어설프고 잘못된 성희롱 예방교육이 오히려 성폭력과 성평등 인식에 역효과만 내고 있는거죠.

Q. 영업 쪽에 여성이 유독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성은 영업을 기피한다. 영업은 남성의 일이다. 이런 사회적 인식 탓도 있겠지만, 전 꼭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사실 누구나 영업 현장에서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려면, 차근차근 육성을 해 나갈 필요가 있잖아요.

그런데 회사와 관리자들은 남녀 모두 ‘영업’을 해서 돈을 벌어 와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정작 남성 관리자들은 남성 직원들은 낮은 직급일 때부터 자신의 인맥을 소개해줘 가며 ‘영업을 준비’시키고, 여성들은 그냥 방치해두는 편이에요.

그러다가 일정 연차가 되면 여성에게 ‘너도 나가서 영업을 하라’며 압력을 행사하는 것이죠. 

결국은 이것도 남성 연대, 라인 문화의 영향이 아닐까요. 설령 여성이 일도 잘하고 술, 담배 같은 문화에 적극 동참해도, 넘기 힘든 벽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유리천장을 뚫는 것이 그래서 어렵죠.

Q. 여성할당제 도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인사평가보다 부서장 평가가 더 크게 영향을 끼치는 구조라서 승진의 경우는 할당제 같은 제도 도입으로 변화가 생길 것 같지는 않아요.

게다가 남성이 더 많은 조직이다 보니 이를 강제할 경우 역차별과 관련한 논란이 크게 일 것 같고요. 

개인적으로는 지금 있는 여성 차장들이 성장해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들이 부장을 달게 될지 여부에 따라 조직 문화 변화 가능성이 열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