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사

Q.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궁금해요.

전체 여성 비율은 40%대인데, 임원과 관리자 여성 비율은 한 자릿수를 유지하고 있어요. 

Q. 여성이 적지 않은데 임원, 관리자는 왜 이렇게 없을까요?

아무래도 분리채용의 영향이 있겠죠. 사무직과 일반직을 별도로 뽑고, 입사 단계, 처우, 승진 등에서 모두 차이가 있거든요. 
 
먼저 영업지원이나 데이터 수기 등의 업무를 하는 사무직의 경우 고졸과 초대졸로 채용합니다. 

과거에는 고졸을 더 많이 채용했는데, 요즘은 초대졸을 주로 채용하고 있고요. 성비를 보면 거의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습니다. 

15명, 20명 중 남성은 한 명 정도 된다고 봐야 하고요. 채용할 때도 사무직은 각 지역에서 필요에 따라 상시 채용하는 편이고, 또 보훈보상대상자를 많이 뽑죠. 

사무직 직급은 1급부터 4급까지 네 단계인데요. 입사하면 1급인거고, 4년마다 평가를 통해서 올라갑니다. 

보통 1급에서 2급으로는 큰 무리 없이 올라가고, 2급에서 3급은 한 두번 누락됩니다. 문제는 3급에서 4급으로 가는 것인데, 거의 열 번도 넘게 승진에서 누락되는 케이스도 있어요.

Q. 일반직과 사무직 처우는 많이 다른가요?

FP 관리 업무 등을 주로 하는 일반직의 경우 초대졸 이상이고, 상대적으로 여성은 적게, 남성 위주로 채용하고 있어요. 채용도 본사 공채 방식이고요. 

입사하면 3급으로 시작해서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렇게 계속 올라가죠. 입사 이후 대리까지 다는데 걸리는 시간은 4년 정도이고요. 자동승진 없이 평가를 받습니다.  

급여를 보면 사무직과 일반직 입사 직후 연봉이 1000만 원 가량 차이가 나요. 

시작도 그런데 승진할 때마다 늘어나는 급여의 폭도 사무직이 더 큽니다. 실제 사무직 여성 4급 급여가 일반직 남성 대리급보다 더 낮아요. 

여성이 4급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일반직 남성이 대리가 되는 시간의 3배 이상인데 말이에요.

Q. 직군전환은 가능한가요?

3급부터 신청이 가능해요. 연 2회 기회를 주고, 면접을 거쳐 통과하면 전환이 되는 거죠. 

영업을 할 만한 자질, 자신감이 있는지와 평상시 평판 등이 주요 판단 기준인 듯합니다. 그 외에 시사 상식 같은 질문도 있고요. 

1년에 120명 정도 지원하는데, 그 중 3분의 1 정도가 전환된다고 알고 있어요. 

사실 사무직에서는 영업하는 부서로 가야하는 것만 아니면 다들 직군전환을 하고 싶어해요. 하지만 회사는 명확하게 영업을 시키고 싶어하죠. 그 외에 특별히 나이에 대한 제한 같은 것은 없어요. 

애초에 사무직 3급이면 입사 10년차 이상인 직원들만 지원할 수 있는 셈이라, 너무 낮은 연령대에서 지원하는 케이스 자체가 없죠.

Q. 전환 이후 적응에 문제가 없는지도 궁금해요.

일단 전환이 되면 OJT(On-the-Job Training, 직장 내 교육) 6개월만 받고 바로 현장에 투입되는 형식이에요. 

그래도 전환 이후 적응을 못하는 사례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압니다. 애초에 본인들이 지원해서 전환이 된 것이기도 하고, 유관 업무를 했던 경험도 있는 사람들이라서요.  

다만 기본적으로 다른 일반직이 받아왔던 교육을 추가로 보충해주지는 않으니까, 기획 등에서 좀 어려움이 있어요. 

아무래도 사무직에서 전환한 사람에 대해서는 ‘경력직’ 취급을 하거든요. 그것 때문에 직종 전환 자체를 꺼리는 사람들도 있어요.

Q. 사무직과 일반직이 받는 교육이 다른가보네요?

네. 사무직은 리더십 교육을 시키지 않아요. 그냥 관례적으로 실무적 이야기만 하는 수준이고요. 

반면 일반직은 PPT부터 시작해서 기획 같은, 어떤 ‘틀을 깨는데 도움이 되는’ 교육을 계속 진행해줍니다. 단계를 밟아가면서 키우는 거죠. 

그런데 사무직의 경우 그런 단계를 거치지 않고 도중에 일반직이 되니까, 기존부터 그런 업무를 하고, 또 관련 교육도 받았던 일반직보다는 어려움이 있겠죠. 

실제 사무직 출신들은 기획부서쪽에 있다가도 결과적으로는 대부분 인사이동이 됩니다. 본인의 의향도 있겠지만, 다른 이유도 있겠죠. 

그래서 대부분의 사무직 출신 일반직 전환자들은 고객센터 쪽으로 가고 싶어해요. 간섭은 덜 받으면서 본인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으니까요.  

Q. 직군 갈등이 있을 것 같은데, 실제 조합원들의 정서는 어떤가요? 

실제 업무를 하다보면 사무직 업무와 일반직 업무가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지점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일반직이 급여가 훨씬 높으니까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성비 상 사무직엔 여성들이 많으니까 다들 ‘왜 여자들은 여기까지밖에 못 올라가느냐’라면서 불만을 가지는 경우도 적지 않아요. 

특히 젊은 여성 직원들은 강하게 직군폐지를 원하고 있어요. 반면 나이가 좀 있는 여성 직원들은 그냥 이대로 분리 상태가 유지되길 원합니다.

Q. 직군폐지가 유지되길 원하는 측의 입장은 뭔가요?

직군이 폐지된 이후 경쟁에서 살아남을 자신이 없는 것 같아요. 

지금은 같은 고졸, 초대졸 여성들끼리 업무를 했는데, 직군이 폐지되면 결과적으로 좋은 대학을 나온 인재들과 함께 경쟁을 해야 하잖아요. 

은행의 경우만 봐도, 고졸, 초대졸 여성 노동자들은 직군폐지 이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하고 회사를 떠났어요. 

그래서 노조도 회사에 강하게 폐지를 요구하지 않는 것 같아요. 그냥 유사 업무를 하는데도 지나치게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정도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거죠. 

Q. 일반직 여성의 경우 일반직 남성과 비교했을 때 차별은 없나요?

같은 직군일 경우 승진이나 급여 등에서 차별은 없다고 봐요. 다만 배치를 봤을 때 주요부서에 여성이 훨씬 적기는 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 조직에서는 핵심 부서라고 할 만한 곳이 비상 기획, 브랜드전략, 핀테크, 신채널 쪽이고, 회사에서도 이런 부서를 밀어주는 편이에요. 일종의 ‘사장라인’이라고 할 수 있고요. 그러다보니 승진율도 높죠. 

그런데 이런 부서는 구성원이 대부분 남성이에요. 여성은 10명 중 2명 정도 들어가 있어요. 

Q. 육아휴직 사용은 어떤가요?

그냥 법대로 딱 지켜지는 상황이에요. 여성은 대부분 문제없이 사용하고요.  

남성의 경우 ‘아빠휴직’이라고 배우자 출산 이후 한 달 정도 휴직을 할 수 있게 해줘서 그걸 많이 사용합니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경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많지도 않아요. 사용하면 남성 동기들보다 승진이 늦어질 수밖에 없으니까.

Q. 만일 여성 할당제를 도입한다면 어떨까요?

채용이나 승진에서의 할당제라면, 아직 여성 인력풀이 없는데 억지로 올리려고 하면 오히려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봐요.

그리고 성별만 여성인 사람들이 대부분인 현실 속에서 여성이 관리자로 몇 명 더 간다고 과연 조직의 제도나 문화가 바뀔 것인지도 의문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