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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성 직원 비율,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궁금해요.

전체 여성 직원 비율은 30% 정도고 차장급 관리자가 3% 정도 있습니다. 임원이나 부장급 관리자에는 여성이 없어요.

Q.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현저히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회사에 여성 자체가 적어요. 제가 15년차인데, 남아 있는 여성 선배가 5명 정도에요. 

예전에는 결혼하면 여성은 다 그만두는 분위기였고, 사내 커플이 결혼해도 한 명(대부분 여성)은 그만두곤 했어요. 여성의 경우 40세 명퇴까지 있었죠. 

이것 때문에 지금 관리자급에 있어야 할 연차의 여성 선배들이 다 나가서 없으니까 당연히 여성 임원, 관리자가 없다고 봐요.

채용 과정에서도 회사는 여전히 남직원을 더 선호하고 있기도 해요. 

학점, 면접 점수 같은 객관적 수치는 모두 여성이 높은데, 막상 뽑아보면 남성이 더 ‘부려먹기’ 좋다는 것이 회사 입장이에요. 

여성 직원은 채용하면 결혼과 출산, 육아 과정에서 아무래도 업무에 단절이 생기잖아요. 반면 남성 직원들은 야근, 음주 등이 더 용이하다고 보는 거죠. 그리고 그냥 ‘군소리 없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한다’는 인식도 있죠. 

Q. 혹시 학력이나 직군에 따라 채용이 분리되어 있지는 않나요?

일반전문직군과 일반직으로 나뉘어져 있어요.

일반전문직군은 초대졸이면 지원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취업난 때문인지 대졸도 많이 지원하고 있어요. 처우가 일반직 대비 낮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는 거죠. 

정산업무, 비서, 정보시스템부 등이 여기에 속하고요. 도입 된 지 몇 년 되지는 않았습니다. 

원래는 일반직에서 이쪽 업무까지 인사가 났었는데, 직원들이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는 이유로 기피하다보니까 아예 직군을 분리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여성이 대부분이고요. 남성이 지원을 하지 않아서 그런 것일 뿐, 회사는 이 업무에도 남성을 더 뽑고 싶어 합니다. 매년 정기 채용을 하지는 않고요.

일반직은 대졸 공채로 채용합니다. 5급부터 시작이고요. 일반전문직군과 비교했을 때 급여가 더 높죠. 대졸공채 일반직 5급의 경우 가장 낮은 호봉이 195만원 수준인데, 사원의 경우 가장 낮은 호봉이 174만원이에요. 

채용 단계도 달라요. 일반전문직군은 이력서 필터링 후 면접을 봐서 바로 채용하는데, 일반직군은 자소서에 인적성, 그리고 임원면접까지 거쳐서 채용해요. 

승진을 놓고 보면 일반직은 대리에서 과장, 차장, 부장까지 계속 승진한다는 개념이라면, 일반전문직의 경우 2년 마다 호봉이 올라가는 것을 승진이라고 표현합니다. 

Q. 여성 관리자가 적은 상황에 대해 직원들 여론은 어떤가요?

젊은 여성 직원들은 아무래도 문제점을 느끼고 있죠. 현재 여성 중 가장 높은 직책이 차장이거든요. 

이런 여성들이 부장, 임원으로 더 올라가려면 아무래도 사장 등 조직 대표자의 의지가 필요할 것 같아요. 문제는 현 사장은 특별히 그런 생각이 없다는 거고요. 억지로 차별을 하려고 하지는 않지만, 상대적으로 열악한 상황에 있는 여성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지도 않죠. 

사실 여성들이 출산, 육아를 하는 기간 동안 잘 배려해주면, 분명히 다시 돌아와서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텐데 그 과정에서 아웃이 되어버리는 상황인 거에요.

Q. 육아휴직 사용 상황은 어떤가요?

남성의 경우 요즘 젊은 직원들은 최근 들어서 좀 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고요. 주로 여성 배우자가 더 많이 버는 경우 남성들이 사용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여성들의 경우 대체로 다 사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팀에서 육아휴직 기간에도 계속 당사자를 티오로 잡아두고 있다 보니까 업무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봐야죠. 회사 전반적으로 인력이 많은 편이 아니거든요. 

실제 한 13명 있는 팀에서 여직원 2명이 육아휴직을 쓰면 부서장 입장에서는 달가울 수가 없는 거잖아요. 이러니까 부서에서는 여성을 더 기피하게 되고, 악순환이죠. 

그래서 이런 문제는 회사가 알아서 해결하게 두지 말고, 정책적으로 대체인력 지원 등에 대해 정부가 비용을 함께 부담해줬으면 하는데, 관련 혜택은 전부 중소기업에만 해당이 되더라구요.

저희처럼 대기업에 속하지만 인력 규모는 작은 조직의 경우 계속 사각지대에 놓이게 되는 거죠. 

Q. 육아휴직 이외의 돌봄휴가 관련 문제는 없나요?

있어요. 지금도 코로나 상황 때문에 아이들이 다 등교를 하지 않아서 재택근무가 필요한데, 회사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 재택을 시키면 일이 되지 않는다는 답변만 하고 있어요. 

이 와중 정부는 돌봄을 10일로 늘린다. 이런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돌봄이라는 것이 10일로 끝날 일은 아니잖아요.

게다가 기존 휴가도 인력 부족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업무 부담을 주니 눈치가 보여서 쓰질 못하는 상황이거든요.

정부가 민간기업의 재택 의무를 좀 더 강화해주면 직원들이 육아부담을 덜 느끼게 될 거라고 생각해요.  

Q. 육아휴직 기간의 고과나 이후 배치 등에서 문제는 없었나요?

교묘한 차별 사례가 있어요.

그간 출산휴가, 육아휴직 기간에 부서 이동 인사는 내지 않아왔는데 얼마 전 그런 인사가 있었어요. 회사는 ‘관행적 수준에서의 로테이션이었다’라는 입장이고, 다른 직원들이 가고 싶어 하는 부서로 보냈으니 더더욱 문제가 없다는 태도였죠. 

하지만 당사자 직원에게 사전 통보도 없이, 출산휴가를 사용하고 있는 기간에 인사발령을 내 버리면 심리적으로 육아휴직을 충분히 사용할 수 없게 압박을 받을 수 있잖아요. 이런 직원을 티오로 받은 팀에서도 불편해지고요.  

이건 출산휴가, 육아휴직에 들어가는 직원을 계속 소속 부서 티오로 잡아두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고 봐요. 

Q. 같은 대졸 공채 직원 중 여성에 대한 차별이 혹시 있을까요?

표면상으로는 없는 것 같지만, 체감 상 여성들은 승진이 좀 느린 것 같습니다. 실제 여성 직원들은 다들 그렇게 느끼고 있어요. 

남성의 경우 ‘저 사람이 승진을 했다고?’의문을 가질만한 케이스가 종종 보이는데, 여성은 당연히 승진을 해야 할 것 같은 사람도 승진 누락이 되는 경우들이 있거든요.

또 하나는, 대리 승진 시험에서 1등을 하면 시험을 본 첫 해에 바로 승진을 시켜주는데요. 그 시험의 1등은 대부분 여성이 차지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승진을 한 여직원들이 정작 과장 승진 시기가 되면 자신보다 늦게 대리가 된 남성 동기들과 같은 시기 과장이 되거나, 오히려 더 늦게 과장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아요. 심지어 남성 후배들이 이런 여직원들보다 먼저 승진을 하기도 하고요. 

물론 실제 상황을 더 정확하게 보려면 개개인의 기록을 다 따라 올라가서 계산을 하고, 그걸 근거로 통계를 내 봐야 하겠지만요. 

Q. 군가산점제도는 있나요?

있어요. 호봉에 1년을 반영해 주고 있어요. 과거에는 2~3년, 장교는 3년까지도 인정해줬었죠. 

조직 문화상 나이가 많고, 군대를 다녀오고, 결혼을 한 남성은 대체로 일찍 승진시켜주는 경향이 있기도 합니다. 보통 주임 4~5호봉에 승진을 하는데, 이런 케이스는 3~4호봉에도 인사를 빠르게 내주죠.

Q. 보건휴가 사용은 어떤가요?

보건휴가 자체는 유급이지만, 사실상 사용이 불편한 상황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말은 그냥 쓰라고 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니까요.

예전에는 유급이라서 눈치를 주는거라면 그냥 차라리 무급으로 바꾸고 마음 편하게 사용하는게 나을 것 같다고도 생각했는데, 결국 퇴직금, 야근 수당 같은 것에 모두 영향을 끼치게 되니까, 의견을 모으기 힘들죠.

남성 직원들은 실제 생리기간이 아닌 기간에 보건휴가를 사용하는 것 아니냐고 문제 삼고 있기도 해요. 

Q. 여성할당제로 차별을 해소할 수 있을까요?

여성 대표성 문제는 인위적 개입을 하지 않더라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요즘 젊은 직원들은 성장 과정에서부터 남녀 불문 평등하게 대접을 받으며 자란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의식을 가진 젊은 직원들을 계속 더 많이 채용하다보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도 같아요. 

다른 한 편으로는, 단지 성별만 여성일 뿐인 ‘명예 남성’이 자리를 채우면 뭐가 나아질지 모르겠어요. 

실제 지금 차장급 여성들의 경우 차별을 당연시하던 분위기에서 성장하던 사람들이라 특별히 성평등 의식도 없고, 대놓고 여직원보다 남직원이 더 좋다고도 말하는 편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