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사

Q.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궁금해요. 

전체 직원 대비 여성 비율은 50~60% 수준이고, 기존 부장급에서는 여성 관리자가 1명 있었는데, 그 사람이 임원이 되면서 이제 여성 부장급 관리자는 없습니다.

차장급 여성 관리자는 20% 미만이고요.

임원은 전체 18명인데 여성은 아까 그 부장급에서 올라온 그 1명 뿐이에요. 대체적으로 여성 직원들이 낮은 직급에 포진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죠.

Q. 왜 이렇게 여성 임원, 관리자가 적을까요? 

채용 전형이 구분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봐요. 

저희 채용 전형은 크게 사무직군과 대졸 공채로 나뉘는데요. 사무직군은 100% 여성을 채용하고, 고졸 이상이면 지원이 가능합니다. 

다만 최근에는 취업난 등을 이유로 사무직군 합격자 80%가 4년대졸이에요. 과거에는 특성화고 출신 여성을 주로 채용했었고요.

업무는 주로 영업지원을 맡고 본사에 배치될 경우 심사, 고객서비스 등의 업무를 담당하죠.

대졸 공채는 남성이 90% 이상, 여성은 5~10% 내외에요.

회사에서 대졸 공채는 미래의 관리자를 양성하기 위해 채용한다는 입장이고, 그러다보니 남성을 선호하는 편이죠. 작년부터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했고요. 

대졸 공채는 입사하면 바로 3급 갑부터 시작해요. 대졸 공채에서 채용되는 여성들은 주로 계리사 같은 전문직들입니다.

이건 다시 말해서 여성은 주특기가 있어야 대졸 공채로 들어올 수 있다는 의미에요. 경력직의 경우 같은 맥락에서 여성비율이 떨어지지는 않아요.

Q. 두 채용전형 사이에 어떤 차별이 있나요?

사무직군 여성은 대졸 공채 직원에 비해 승진 시작점도 다르고, 승진 기간도 오래 걸려요.

규정상 정해진 승진 연한은 3년으로 동일하지만, 사무직군이 3급 갑. 그러니까 대리급으로 가려면 8년 정도 걸리거든요. 

이것보다 더 먼저 올라가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봤을 때 그래요. 거기서 더 위로 올라가서 2급 을(과장)로 가려면 12년이 더 걸리고요. 

그러니까 입사해서 과장까지 가려면 15년에서 20년까지도 소요되는 셈이죠.

반면 대골 공채의 경우 대리는 거의 다 다는 편이고, 과장이 될 때 승진 누락도 길어야 1~2년 정도 선이에요. 그래서 아무리 늦어도 8년, 길면 10년 이내에 과장이 되는 거죠.

급여의 경우 과장급 이상은 연봉제고 그 이하는 호봉제인데, 급여 테이블 자체는 일원화 되어 있어요. 복지나 상여 부분에서의 기준 역시 같고요.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승진이 되지 않으니 거기에서 급여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죠.

Q. 채용 절차나 교육 등에서의 차별은 없나요?

채용 단계에서부터 차이가 있어요. 

일단 사무직군의 경우 서류를 받고 면접을 두 번 정도 본 뒤 채용해요. 합숙기간도 대졸 공채에 비해 더 짧거나 아예 없기도 하고요. 교육은 주로 총무, 지급 업무 등의 실무 중심 교육을 받습니다.

반면 대졸 공채는 PPT, 3주에 걸친 합숙 면접 등의 과정을 거치고, 교육 과정 중 본사 팀장들이 직접 와서 팀별 업무에 대한 안내부터 진행해요. 

영업소를 조별로 돌면서 피드백을 받기도 하고요. 즉, 본인의 실제 업무에 한정된 교육이 아니라 회사 업무 전체를 아우르는 교육을 받는 셈이죠. 대졸 공채의 교육은 인사팀에서 전담하여 관리합니다.   

Q. 직군 전환은 가능한가요?

별도로 직군 전환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승진을 하면 자연스럽게 역할이 바뀌는 구조에요. 

사실 사무직군을 채용할 때 엄격하게 총무 업무만 시킨다고 정해두거나 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업무 배치를 하는 양상을 보면 사무직군 여성들은 대부분 총무로 배치된다는 것이고, 본사에 자리가 나면 또 관련 업무를 하러 본사에도 배치되는 그런 구조입니다. 

게다가 2017년 희망퇴직 시기에 나이가 많고 직급이 높은 직원들이 많이 나가면서, 사무직군 직원들의 업무 영역이 더 넓어졌어요.

새로운 인력을 뽑아서 업무를 시키는 것보다, 이미 업무를 숙지하고 있는 사무직군 여성들에게 새롭게 업무를 맡기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회사가 판단한 영향이죠. 더 정확히 말하면 급여는 낮은데 숙련도는 높으니까 이렇게 인력을 운용하는 거고요.

Q. 분리채용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렇죠. 하나의 직군으로 직원을 채용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다만 기존 사무직 공채로 채용된 사람들은 대부분 지점에 포진되어 있는데, 영업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요즘에는 회사도 신규 채용보다는 기존 인력을 어떻게 배치, 운용할 것인지에 관심을 두고 있기는 해요.

Q. 대졸 공채 여성이 동기 남성 대비 차별을 받기도 하나요?

대졸 공채의 경우 그 안에서의 차별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이미 주특기를 가지고 입사한 사람들이니까요. 

다만 육아휴직을 사용할 경우 동기보다 승진에서 밀릴 수는 있겠죠. 실제 같은 기간 업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차별이라고 느끼기 보다는 본인이 대체로 수용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Q. 육아휴직 사용 현황은 어떤가요?

여성은 문제없이 거의 100% 사용하고 있습니다. 

남성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는데, 최근 1명이 신청한 사례가 있기는 해요.

남성은 대부분 영업을 하는데, 영업 특성상 휴가나 휴직을 하면 타격이 크거든요. 그래서 본인이 쓰지 않으려고 하는 것도 있고, 문화적으로 남성 육아휴직이 낯선 영향도 있죠. 

물론 느리긴 해도 분위기는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요.

대체인력의 경우 사람이 빠졌다고 무조건 넣어주지는 않지만, 상황에 따라 다른 곳의 티오를 빼서 필요한 부서로 돌려주기는 합니다.

Q. 주변 직원들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나요?

여성 관리자가 거의 없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현장에 여성 대리, 여성 과장, 여성 차장이 현실적으로 있기 때문에 상황이 나아졌다고 판단하는 편이에요. 여성 후배들도 자신이 잘 하면 위로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위로 올라갈 수는 있지만, 그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것 아니냐는 문제의식은 있어요.

워낙 이런 문제가 오랜 기간 누적된 것이다 보니, 어느 정도 현실에 적응하려고 하는 부분도 물론 있고요.

Q. 역차별 논란은 없나요?

다른 부분에서 큰 이슈는 없지만, 사무직군의 처우나 승진 차별을 개선하려고 하면 남성들이 ‘여성 이슈만 신경 쓰냐? 우리 이슈는 돌보지 않냐?’ 이런 식의 반응을 보이기는 하는 것 같아요.  

Q. 여성할당제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개인적으로 승진은 능력과 실적이 실제 있는 사람이 해야 하기 때문에, 무작정 할당제를 두는 것이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아요.

과거에야 워낙에 여성 승진율이 낮았다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필요성이 있을지... 게다가 블라인드 채용을 하게 되면 할당제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것 아닌가요?

여성 관리자가 적은 것은 근본적으로 입사 시점에서부터 여성이 낮은 직급으로 들어오기 때문이에요. 그러니까 승진 할당제보다는 분리 채용을 중단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고 봐요.

지금도 회사에서는 사무직군 여성들에 대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라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다보니 실제 개인의 능력을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죠. 

예를 들어 본사에서 대리급 직원이 원래 담당하던 업무를 사무직군 여성이 담당하게 될 경우, 해당 사무직군 여성은 본인의 롤보다 상향된 업무를 소화해낸다고 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도 업무 평가 시 그런 부분에 대한 가산점이 없습니다. 실제 업무 내용만큼 인정을 못 받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