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

Q.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궁금해요.

직원 중 여성 비율은 60%로 여성이 더 많아요. 차장급 여성 관리자는 7%, 부장급 관리자는 4%가 되지 않는 수준이에요. 

부장은 남성과 여성 모두 되기 어려운 구조지만, 그래도 여성이 관리자 업무를 거의 맡지 못하고 있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지요.

여성 임원은 없는데, 아무래도 ‘남초’인 그룹 계열사 직종 특성상 임원으로 올릴 여성이 부족해서 그런 것 같아요.

Q. 여성 직원이 더 많은데 왜 여성 관리자는 더 적을까요?

저희 회사는 아직도 분리직군제를 유지하고 있어요. 지원직하고 일반직으로요.

학력과 무관하게 채용하는 지원직은 특성화고 출신을 선호하는 편이고, 성비를 보면 100% 여성입니다. 

지원직은 다시 1~4급으로 나뉘는데, 2급에서 1급으로 가는 인원은 이미 상당히 적체되어 있어서 올라가기 더 쉽지 않습니다. 또 1급까지 승진해도 사실상 계속 사원이라고 봐야 해요. 아무리 급수가 올라도 관리자는 아닌거에요.

급여를 보면 가장 높은 1급이 되어야 겨우 일반직 대리급 급여 수준이 됩니다. 초봉 기준으로 보면 1,500만원도 더 차이가 나죠.

Q. 일반직은 어떤가요?

일반직은 대졸 전형이고, 성비는 남성이 좀 더 많아요. 그래도 최근에는 여성을 40% 정도까지는 맞추려고 노력하기는 하는 것 같더라구요. 

이 일반직은 입사하면 사원으로 시작해서 4년 후 대리가 되고 이후 과장, 차장, 부장까지 제한 없이 계속 승진할 수 있어요. 아까 말씀드렸듯, 일반직과 비교해서 급여는 높고 승진도 더 높게 할 수 있는 거죠.

즉, 여성을 승진이 어려운 직군으로 더 많이 뽑아 왔고 계속 그렇게 뽑고 있는 것이 현 상황의 근본 문제점이라고 봅니다.

Q. 지원직에서 일반직으로 이동은 가능한가요?

가능해요. 1년에 한 번 하반기에 전환 기회가 있어요. 

통상 지원직 4급에서 3급으로 올라가는 것은 3년 자동 승진인데요. 이때 3급 직원에게 선택지를 줍니다. 지원직 2급로 갈지, 아니면 일반직 사원급으로 갈지 고르는 거죠. 

이 경우 일반직으로 가면 경쟁도 기존 일반직과 해야 하고, 승진도 더 어려워지니까 대부분 지원직 2급으로 가는 것을 선택해요. 

하지만 또 적지 않은 여성들이 업무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해서 일반직 대리급으로 전환을 시도하기도 합니다. 

다만 본인이 원한다고 모두 전환해주지는 않고, 업무 평가, 자격증, 연령대를 고려해서 전환해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사람들이 분리직군제 폐지를 원하고 있나요?

노조에서는 요구하고 있다고 해요. 하지만 나이가 좀 있는 지원직 여성 노동자들은 일반직 전환을 꺼려요. 

지원직은 호봉제고, 영업압박도 없고, 지역 내 발령 원칙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승진을 포기하고 가늘고 길게 다니고 싶어 하는거에요.

Q. 일반직 여성들에 대한 차별은 없나요?

일반직 내에서 같은 대졸 채용으로 입사한 경우 눈에 보이는 차별은 없는 것 같아요. 다만 지원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한 여성은 아무래도 승진할 때 상대적으로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구요.

배치의 경우 법률, 심사 부서 쪽에만 여성 관리자가 있고, 그 외 인사를 비롯한 주요 부서에서는 모두 남성이 팀장을 맡고 있어요. 여성은 부서에 있다고는 해도 대부분 총무이고요. 대체로 주요 부서에 남성이 많이 배치되어 있는 거죠.

Q. 출산휴가 육아휴직은 모두 사용하나요?

여성은 당연히 사용하는 분위기가 정착되어 있어요. 저희회사는 육아휴직기간 평가도 B+로 상당히 높게 주는 편이라 오히려 미혼, 비출산 직원들에 대한 역차별 논란까지 불거졌어요. 

다만 남성은 거의 사용하지도 않지만, 일단 육아휴가를 사용하면 복귀율이 좋지 않은 것이 현실이에요. 퇴사를 앞둔 사람, 이직을 준비하는 남성들이 주로 사용한다는 인식이 있어요. 

Q.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요?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여성이 육아를 하는 것이 당연시되기도 하고, 맞벌이를 할 경우 여성이 남성보다 급여가 낮은 경우가 많으니 여성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판단도 작용했겠죠. 

만약 남성들에게도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하고 싶다면, 그냥 모 그룹사처럼 강제촉진 제도를 도입해버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해요. 

Q. 여성할당제 도입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요?

개별 기업에서 결정하게 두지 말고, 분리직군제 폐지나 여성할당제 등을 법적으로 강제화해야 효과가 있을 것 같아요

직원들이나 사측도 법이 그렇게 바뀌었다고 하면 크게 반발 없이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아니면 노사갈등, 노노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