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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궁금해요. 

여성 직원은 40% 수준이고, 여성 임원은 3% 정도에요.

전체 부장급 관리자는 12명 정도 되는데 그 중 여성이 3명이에요. 여성 관리자 및 임원은 남성 대비 현저하게 낮죠.

Q. 왜 이렇게 여성 관리자가 적을까요?

분리직군제가 아직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저희 회사는 대졸 4급과 고졸 및 초대졸 6급을 분리하여 채용하고 있거든요.

대졸 4급의 경우 남성을 대부분 채용하고, 여성은 20~30% 정도만 뽑아요.

남성의 업무를 보면 주로 스탭, 보상 업무를 하거나, 본사로 배치되는 편이고요. 대졸 4급 여성은 모두 본사 또는 스탭으로 발령이 납니다. 대리 승진은 대부분 무리 없이 되고요. 

6급은 100% 여성을 채용하는데, 주로 영업지원(매니저), 총무 업무를 합니다. 이 업무를 하지 않는 나머지 30% 가량의 6급 여성들은 본사에 배치되는 다른 4급 스텝들과 거의 동일한 업무를 하죠.

6급 입사자가 대리로 승진하려면 거의 20년이 소요됩니다. 6급에서 5급으로 가는 것은 3~4년 정도 소요되는데, 5급에서 4급으로 가는 것이 오래 걸리거든요.

승진 연한만 보면 고졸 6년, 초대졸 5년이지만, 실제로는 이것보다 훨씬 오래 걸립니다. 회사에서는 여성도 승진한다고 말하지만, 대부분의 승진 인원은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는 것에서 나온다고 보면 됩니다.

Q. 각 직군별 처우 차이를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우선 4급은 무조건 공채로 뽑아요. 연수부터 다 기관을 거쳐서 채용하죠.

반면 6급은 공채는 공채지만 지방에서 필요 인력을 수시 채용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대졸처럼 모든 단계를 다 거쳐서 채용되지도 않고요.

채용 이후 6급은 OJT기간도 별도로 두지도 않고, 그냥 기본 교육 일주일 받고 바로 현장으로 투입 되기도 합니다
 
급여를 보면 총 급여 기준 6급과 4급은 거의 두 배 가량 차이가 나요. 게다가 매니저(여성업무)는 대리 승진을 거의 시키지 않는 분위기라 이 격차를 좁힐 기회가 적어요

Q. 직군 전환은 가능한가요? 

일단 직군전환은 회사의 필요에 의해 발령의 형태로 가능해요. 개별 직원의 신청으로 전환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의미죠.

형식적으로 접수를 받기는 하지만, 그 기간이 정례화 되어 있지도 않아서 개인이 준비를 하기도 어려워요.

회사는 여직원들에 대해서 ‘직군전환도 신청하지 않고 기존 업무에 안주 한다’는 평가를 하곤 해요. 그러면서 진급을 시키지 않으려 하죠.

하지만 정작 직군전환을 신청한다고 해도 전환이 다 되지도 않아요. 전환율도 매번 들쑥날쑥하고요. 한 해는 20명. 다음 해는 8명, 다음해는 없기도 하는 식이죠.

그러니 비전이 없어 직군전환에 도전해보려는 직원들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죠.

Q. 직군 전환이 된 이후에 받는 차별은 없나요?

직군전환자는 대부분 지점장, 스마트 보상으로 가는데, 출신으로 불이익, 차별을 받는 것은 없어요.

Q. 4급 대졸 공채 여성들이 받는 차별은 없을까요?

여성은 아무래도 임신과 출산에 의해 자연스럽게 승진에서 뒤로 밀리는 것 같아요. 그 부분을 차별이라고 하면 차별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배치의 경우, 지금 인사파트장이 여성인데, 사상 최초라고 하더라구요.

Q. 육아휴직 사용은 어때요?

여성은 100% 사용해요. 육아휴직 기간 고과는 B. 딱 중간을 주고, 그 기간에는 원칙적으로 인사발령을 내지 않습니다.

만약 발령을 낸다고 해도 현재 업무보다 수월하거나, 유사한 곳으로 발령을 내기 때문에 이 문제로 트러블이 생긴 적은 없어요.

물론 실제 일을 했던 사람들보다 휴가를 사용했던 사람들이 높은 평가를 받게 되는 상황에 대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목소리 정도는 있습니다.

남성은 공부를 하고 싶거나, 이직을 하고 싶거나, 기타 등등의 사유로 1년에 2~3명 정도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편이에요.

일단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남성에 대해서는 조직 차원에서도 ‘어차피 나갈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있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승진에 영향을 받을 것을 우려해 쓰지 못하죠.

활성화하려면 강제화해야 해요. 그게 아니면 남성은 사용하기 어려울 거에요.

Q. 육아휴직 관련 노노갈등은 없나요?

여성이라고 해도 ‘휴직 기간이 길어지거나 휴직 사용자가 늘어날 때 발생하는 업무 공백을 내가 메꿔야 하는 것 아니냐?’라며 항의는 나올 수밖에 없겠죠. 
   
그렇지만 대부분 이런 분쟁은 대체인력을 회사가 제대로 충원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해요.

이번 코로나 시기에도 임산부에 대해 재택을 보장한 적이 있었는데, 업무 공백 문제 때문에 구성원들에게 클레임이 들어오기도 했어요.

Q. 군 가산점제가 있나요?

있어요. 군필자는 4호봉을 추가로 주더라구요. 4호봉이면 2년 차이라고 보면 되고요.

이건 여성에 대한 차별이기도 하지만, (6급남성을 채용하지는 않지만 채용했다고 가정한다면) 같은 남성이라고 해도 4급과 6급에 가산점 적용에 문제가 있기도 해요. 
 
예를 들어 4급의 경우 군 가산점을 적용하고, 6급에도 군 가산점을 적용했어요. 미필자 남성과 여성이 6급으로 입사를 하면, 6급에서 한번 미필 적용후,  4급이 될 때 미필 적용을 한번 더 받게 되는거죠.

Q. 당사자들 불만이 크겠네요.

네. 그렇지만 포기한 여성들이 많아요. 대리로 진급하는데 20년이 넘게 걸리고, 그마저도 어려우니 체념하게 되는 거죠.

‘이러다가 대리도 못 달고 정년 퇴임하겠다’ 이런 이야기를 자주 나눠요.

Q. 역차별과 관련한 문제는 없나요?  

남성들은 자기들 승진이 여성 때문에 밀린다고 생각하고 역차별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여성 차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불편하다고 말하기도 하고요.

다만 통상적인 성평등 사업에 대한 문제제기는 없어요. 일단 여성에 대한 차별이 있다는 것 자체는 다들 알고 있기 때문이죠.

Q. 분리직군제 폐지가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측은 무시로 일관하고 있어요. 6급을 유지하려는 것은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니까요.

최저임금 산정시 상여금을 제외하기 때문에 우리회사는 대기업임에도 6급이 최저임금을 받거든요. 이것을 최저임금수당으로 메꿔주는 구조에요.

사실 6급이 생기기 이전, 사측에서는 부총무제도. 사무지원직군 이런 기형적 직군을 만들어냈었어요. 이 부총무제도, 사무지원직군은 모두 계약직이었고, 고졸 5급보다 급여가 더 낮았죠.

그래서 노조에서 이렇게 하지 말고 이 사람들을 정규직화하는 방안의 하나로 6급 신설을 합의했던 거에요.

Q. 분리직군제 폐지 시 우려되는 지점이 있나요?  

기존 채용되었던 사람들에 대한 처우 문제를 해결해야 해요.

예를 들어 5급 공채로 일원화하여 채용한다고 하면, 기존 6급 채용자들에 대해서는 모두 일괄적으로 5급 인정을 해준다거나요. 

문제는 직원들 사이에서 이해충돌이 발생한다는 점이에요.

기존 부총무제도, 사무지원직군 제도가 6급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도 ‘우리가 불이익을 받았다. 저들이 이득을 봤다’라며 직원들 간 분열이 있었거든요. 

하물며 6급과 4급을 통합한다고 하면 당연히 논란이 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섬세하게 각자의 상황에 맞는 보상이 갖춰져야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겠죠.

Q. 여성할당제는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매우 필요하지만 도입은 어려운 상황이에요.

그간 낮았던 여성의 승진 비율을 높이는 것은 필요하고, 또 중요한 일이지만 지금은 회사 자체에 여성 인원이 많으니 여성 승진율을 조금 올려도 여성 승진 대상자가 남성 대비 대폭 늘어나버리거든요.

저는 어쨌거나 6급으로 입사한 여성들에게도 승진할 수 있다는, 비전, 희망은 줘야 한다고 생각하고, 각 급수간의 간극을 줄이는 것이 일단은 중요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