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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궁금해요.

여성 직원 비율은 40% 수준이고, 임원은 7%, 여성 부장급 관리자 비율은 3% 수준이에요.

Q.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이렇게 낮은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희 회사는 4급 일반직 대졸 채용과 6급인 총무직군 초대졸 채용을 분리하고 있어요.

이 중 총무직군은 주로 여성을 채용해왔고, 일반직에서는 여성을 남성보다 적게 채용해왔어요. 지금은 40%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예전에는 여성을 10% 수준으로 뽑았던 적도 있어요. 

블라인드 채용은 아니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뽑는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여성보다는 남성을 뽑아야 영업을 비롯한 현장 업무에 더 쉽게 투입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이런 분리채용이 승진과 연결된다는 점인데요. 

일단 4급으로 들어온 대졸자들은 기본 4년, 늦어야 6년 이내에 3급, 대리가 됩니다. 

반면 6급 총무직군으로 입사하면 4급까지 가는데만 평균적으로 13년 정도가 소요 되고요.

게다가 6급 총무직군은 규정상으로는 3급으로 올라 갈 수 있다고 하지만, 일단 대상자가 5%도 안 되고, 승진자는 1% 수준입니다. 실질적으로 막혀있다고 봐야죠. 

이런 진급 차이는 그대로 급여 차이로 이어지는데요. 4급과 6급의 급여차이는 거의 두 배에요.

Q. 왜 총무직군은 대리가 되기 어려운 건가요?

대리가 되려면 기본적으로 총무에서 빠져서 점포에서 영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총무직군에서는 회사의 이런 방침 자체가 차별이라고 보고 있어요. 

영업을 하고싶어 하지 않는 것은 남성들, 4급도 마찬가지고, 4급 입사자들 중에서도 실제 영업을 경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왜 6급들에게만 영업을 해야 승진이 가능하다는 조건을 거냐는 것이죠.

그래서 노조가 요구해서 새로 도입된 것이 선임총무 제도인데요. 총무 업무로 대리급까지 승진할 수 있도록 새로 만든 것이라고 해요.

다만 이 선임총무는 총무출신이어야 할 수 있기 때문에, 남직원에게 열려있지는 않아요. 그러니까 분리가 된 상태에서 올라갈 수 있는 단계를 좀 더 만들었다는 의미가 있다고 봐야죠.

Q. 총무직군에 남성을 뽑았던 적은 없나요?

3년 전 딱 1명 뽑았는데, 그 이후로는 뽑지 않았어요.그나마 이 남성은 처음부터 총무직군으로 뽑으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고요. 

처음 지원할 때는 이분이 보상 업무로 넣었는데, 보상 쪽은 학력이 다 대졸이상이고 초대졸은 없으니, 회사에서 일단 (고졸 이상만 되면 다 가능한) 총무직으로 채용한 케이스라고 해요. 

그 외 사례는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Q. 직군전환은 가능한가요?

4급부터는 총무직군에서 직군전환을 신청할 수 있어요. 실제 제가 아는 전환 사례도 있고요. 

다만 지원자가 어느 정도 되고, 얼마나 실제 전환되는지. 어떤 기준으로 전환되는지 등을 사측이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어요. 

Q. 총무직에서 일반직으로 전환한 사람들에 대한 차별은 없나요?

있어요. ‘출신 성분’에 따른 차별. 

회사는 일단 대리가 되면 출신이나 성별과 무관하게 같은 기준으로 평가를 한다고 말해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여직원(총무출신) 대리’는 처음부터 4급으로 채용되어서 대리가 된 사람들과는 평가에서 차별이 있어요. 이건 수치로 증명하기는 어렵지만, 해당 직원들이 경험적으로 다들 느끼는 부분이에요. 

대리에서 더 위로 올라가려고 해도 마찬가지에요. 관리자들은 기본적으로 남성들에게 더 높은 평가를 주는 경향이 있거든요. 일종의 남성에 대한 ‘고과 몰아주기’를 하는 거죠. 

물론 시스템 상 이런 부분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는 있어요. 그러면 우선 부서장한테 전달되고 인사, 노조까지 올라올 경우 관련 회의체가 열리게 되어 있죠. 

하지만 실제로 운영되는 것을 보면, 차별 받은 여성들이 문제제기를 할 경우 인사에 올라가기 전 부서장이 개별 면담을 통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득합니다. 

이런 상황이 되면 용기를 내서 문제제기를 했던 여성 직원들은 속으로는 불합리하다고 생각해도 더 껄끄러워지기 싫어서 포기를 하게 되는 거죠.

그러면 또 회사는 ‘시스템을 다 만들어 뒀는데 문제제기가 없지 않느냐. 다 평등하기 때문에 그런 것 아니냐’라고 말하죠. 결국 성별이나 출신에 대한 차별은 직군전환을 해도 바뀌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Q. 승진이나 급여 이외에 차별적인 요소는 없나요?

교육이 질적으로 달라요. 

지금은 온라인 교육으로 대부분 진행하기는 하는데, 기존 교육 상황을 보면 4급 대졸자들의 경우 신입사원 교육을 두 달에 걸쳐서 진행하고요. 입사 3년차가 되면 해외연수 기회도 제공합니다.

반면 총무직 여성들의 경우 해외연수 기회도 없고, 신입사원 교육도 한 달 만에 끝나요. 교육 내용도 당장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것을 전달하는 수준이고, 4급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리더십 교육 같은 것은 커리큘럼에서 빠져있어요. 

설령 형식상으로는 넣어두더라도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고 봐야죠. 총무 출신 여성이 직군 전환을 했다고 해도 추가적인 리더십 교육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요.

Q. 배치상의 차별은 없나요?

총무직군은 대부분 지점에 배치됩니다. 남성이 더 많은 일반직은 본사에서 대부분 일하고요. 

문제는 본사와 지점이 거의 갑과 을의 관계라는 점이에요. 본사에서 기획해서 업무를 내려 보내면 점포에서는 거기에 맞춰 영업 실적, 각종 목표를 달성해야 하니까요. 중압감이 엄청납니다. 

현장과 본사 의무 배치 규정이 있기는 한데. 예외조항이 항상 있어서 결과적으로는 그들만의 리그가 계속 유지되고 있어요. 

Q. 분리직군제도가 폐지되어야 한다고 보시나요?

이론상으로는 직군을 폐지하고 같은 급수로 채용하는 것이 맞죠. 하지만 회사마다 현실이 다르다는 것도 말하고 싶어요. 

직군을 폐지한다는 것은 기존에 총무직으로 입사한 여성들이 보상으로, 영업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요. 

지금도 보상직 남성들은 여성들도 보상 업무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면서 역차별을 말하고 있어요. 하지만 보상의 경우 민원의 강도가 훨씬 더 강하다보니까 여직원들이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또 하나는, 분리직군제 폐지가 회사만 좋은 일을 시켜주지 않을까. 그런 걱정도 듭니다. 

일단 회사는 여직원을 싸게 쓰고 싶어 하는데, 연차가 15년 이상 올라가면 급여가 높아지니까 자르고 싶어해요. 

그런데 그냥 자를 수는 없으니까, 견디지 못할 것 같은 부서로 발령을 내는 방식을 택하거든요. 

기존 총무업무만 하던 여성들을 보상으로 보내면, 아마 견디지 못하고 나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인사가 나는 순간 ‘아, 그만두라는 거구나’라고 생각할 거에요. 그야말로 회사가 원하는 결과인 것이죠. 

그렇다고 보상 남직원들은 총무직을 정말 하고 싶어 하냐고 하면, 그렇지도 않아요. 보상들도 다 본사에 가고 싶다고 하지, 총무는 하기 싫어합니다. 총무일은 여자들만 하는 그런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분리직군제를 폐지하지 않고도 이런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지점과 본사, 그리고 직종 간에 업무 로테이션을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한 번 총무출신이면 4급으로 올라가도 계속 총무일만 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니까 직무 간 위계가 발생합니다. 그래서 대졸 남직원도 총무 업무를 할 수 있게 배치해달라는 거고요. 

Q. 이런 차별문제와 관련해서 다른 직원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요?

당사자가 아니면 다들 별 관심이 없고, 총무직과 관련해서는‘네가 그 일 하려고 입사를 선택했는데 왜 이제와서?’라는 분위기가 있죠.

Q. 4급 대졸 채용 여성들이 받고 있는 차별은 없나요? 

제도적으로 동기 남성들과의 차별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오히려 몇 명 없다보니까 더 챙겨주는 것도 있다고 해요. 

다만 배치상의 차별이라고 해야 할까요. 본사에서 주요부서라고 할 만한 곳에는 여성이 거의 없기는 해요.

인사 팀장은 당연히 남성이고요. 여성이 있다고 하면 대부분 잡무를 시키기 위한 초대졸 여성을 배치해 두는 경우가 많아요. 

최근에는 대졸 출신 여직원을 현장(지점)으로 빼서 영업을 경험시킨 뒤 키우려고 하는 경향은 있습니다. 물론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되면 동기 남성들보다 승진에서 밀려버리는 것은 있고요. 동기 남성들은 육아휴직을 쓰지 않으니까요.

Q.전반적인 육아휴직 사용 상황은 어떤가요? 

남성들이 사용한 사례는 지금까지 다섯 건 정도? 대부분 인사고과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해서 못가죠. 

이게 기분 탓만은 아닌 것이 육아휴직 기간에는 고과를 B를 주는데, 그 기간이 끝나 복귀하면 갑자기 고과를 D로 깔아버린다거나. 그런 사례들이 있어요. 

남성들의 경우 보통 올 S를 받아야 승진이 되는데요. 동기들은 S인데 본인만 B, D를 받으면 어찌될지 뻔하니까 더 못가는 것이죠.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은 표면적으로는 정착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이 육아휴직 사용과 관련해서 노노갈등이 심한 상황이기는 해요. 

원칙적으로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해당 인원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별도로 티오를 빼서 본부 발령을 내는데요. 실제로는 대체 인력이 없어서 큰 의미가 없어요. 

여성들끼리 많이 모여서 일하는 부서, 지점에서는 한 명이 육아휴직을 가 버리면 업무 대행자가 없으니까 서로 눈치를 주거든요.

또 하나는 출산휴가 기간인 3개월 사이에는 인력 배치 자체를 안 해주니까 남은 사람이 그 업무를 다 떠안고 가야 합니다. 그래서 여성들도 가기는 가지만 서로 불만들이 많죠.

Q.고과 이외에 육아휴직자에 대한 차별은 없나요?

경영성과급 육아휴직자 차등지급 문제가 있어요. 

2017년부터 사측이 이렇게 지급하기 시작했는데, 원래 100만원 경영성과급을 지급하게 되어 있다면, 육아휴직자의 경우 근무일을 기준으로 일할 계산을 해서 삭감해 지급하는 형식이에요. 

이런 식으로 금전적으로 차별을 주는데 누가 육아휴직을 가겠어요? 그렇게 일할계산해서 줄어드는 총 비용도 2억이 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했는데, 그걸 아끼는 것이죠. 

육아휴직 뿐 아니라, 임신한 여성 노동자에 대한 보호 제도도 문제가 많아요. 

연초 코로나 확산 시기 임산부는 100% 재택 공지가 나갔어요. 그런데 최근 다시 서울을 중심으로 재확산되기 시작하니까 임산부 재택과 관련한 내용이 사라졌죠. 재택을 눌러놓고 실제로는 출근해서 일하기도 하고요. 

사측에서는 주변 직원들 항의 때문에 없앤거라고 하더라구요. 재택을 하면서 생기는 업무공백을 미혼 혹은 자녀가 있어도 재택을 못하는 직원들이 대신 채워야 하는 구조라서요. 

결국 인력이 충분하지 않으니 노노 갈등이 발생한다고 봅니다.  

Q. 군가산점제는 유지되고 있나요?

원래는 경력(호봉) 인정을 해줬었는데, 폐지되었어요. 

근데 이걸 놓고 남성들이 뒤에서 계속 ‘우리 회사는 여성들만 우대한다. 여직원들만 다니기 좋은 회사다’이런 식으로 역차별이라고 이야기하죠. 

Q. 여성 할당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여성할당제로 여성이 임원이 되면, 능력을 인정 받았다기 보다는 그냥 상징적으로 자리에 앉혔다는 이미지를 주는 것 같아요. 

지금도 회사가 여성 임원을 파격적으로 인사한 사례가 있는데, 실상 들여다보면 한직에 배치해서 권한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아래에서부터 차근차근 키웠다는 느낌도 없어요. 그래서 직원들도 '여성도 임원이 될 수 있다'가 아니라 ‘저 사람이 줄을 잘 탔다’라고 생각하는 편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