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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궁금해요.

전체 직원 여성 비율은 55% 정도고, 관리자 여성 차장은 30% 수준, 관리자 여성 부장은 20% 수준이에요.

등기 여성임원은 없고,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율은 20% 이하라고 봐야겠죠.  

Q. 외국계 기업은 여성 불이익이 없다고들 하는데, 실제 그런가요?

이곳에서 여성 노동자로 계속 일해 왔지만, 성별을 이유로 특별히 차별을 받았던 경험은 없어요. 

외국계 특성상, 영어를 잘 하는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별이 오히려 큰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80년대생 여성 부장 승진자가 나오기도 했어요. 언어 능력을 높게 산 인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고요. 

Q. 그런데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은 왜 이렇게 낮을까요?

잘 모르겠어요. 여성이라서는 아닌 것 같은데…. 

Q. 채용 전형은 단일화되어 있나요?

지점 총무의 경우 과거에는 용역으로 채용했고요. 그렇게 채용한 총무 중 업무 평가가 높은 분들을 일괄로 정규직으로 전환시켰었습니다. 

이것과 별개로 정규직 총무를 채용했던 것은 사세가 확장되던 시기, 2015년 전후로 3년 정도인데요. 공채와 달리 초대졸부터 지원 가능했어요. 

물론 초대졸부터 ‘지원’은 가능했지만 대부분 4년대졸이었고요. 이런 분들은 전체 여성 조합원 비율에 크게 영향을 줄 정도로 많이 계시지는 않아요.

그 외에는, 최근 신규채용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경력직으로 뽑고 있거든요. 

Q. 공채와 지점 관리직은 채용 절차에서 차이가 있었나요?

그렇죠. 공채는 CEO면접까지 보는데, 지점 관리직의 경우 서류전형을 보고, 대면채널을 관리하는 영업관리부서에서 면접을 보고 바로 채용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훨씬 간소화된 절차로 채용한 것이죠. 

Q. 승진 등에서의 차별은 없나요?

일단 전반적인 직급체계를 말씀드리면 사원, 주임, 대리, 과장, 차장, 부장. 이런 순서이고요. 사원에서 주임까지 승진연한은 2년. 주임에서 대리까지 승진연한은 4~5년 정도에요. 

물론 승진 누락이 되는 경우도 많아서 연한을 채운다고 꼭 승진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지점 관리직의 경우 과장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못해요. 어떤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닌데, 암묵적으로 보이지 않는 룰이 있다고 해야 할까요?

Q. 지점 관리직 전형으로 채용되면 본사로는 배치되지 않나요? 

본사 스텝 자리가 나면 지점에서 지원해서 올 수 있어요. 

인사부에서 ‘00팀 00업무를 할 사람이 필요하고, 00직급부터 00연차까지 지원이 가능하다’이렇게 공지를 올리면, 그 조건에 맞는 사람들이 지원하고요. 해당팀 팀장 면접을 거쳐 최종 채용됩니다. 

Q. 육아휴직 사용 현황은 어떤가요? 남성을 포함해서요.

여성은 거의 다 사용하고요. 남성은 거의 쓰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본 남성 사용자는 두 명 정도였는데, 그 중 한 명은 실제 육아가 아닌 다른 이유로 육아휴직을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육아휴직 기간 중 평가는 3개월 이내로 쉴 경우 정확히 중간 고과를 받아요. 1~5등급 중 3등급이요. 그런데 3개월에서 하루라도 더 쉬면 다른 직원들과 평가도 똑같이 받아야 하고, 올해 목표도 세워야 하고 그래요. 

그래서 남성은 쓴다고 해도 3개월 이상 가는 사람은 없어요. 적어도 저는 못 봤습니다. 

대체인력은 3개월 이상 자리를 비워야 회사에 뽑아달라고 요청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6개월 이상 가야 겨우 뽑아주는 분위기에요. 

심지어 최근에는 계약직, 파견직 인원을 줄이고 있는 추세라서 6개월 이상 휴직한다고 해도 그 사람 업무를 해당 부서 다른 인원에게 그냥 나눠주는 방식으로 가고 있죠. 

Q.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불이익이 있을까요?

사실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승진이 안 된다는 인식이 있어요. 

이걸 정확히 수치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조직 분위기상 여성도 출산휴가만 가고 육아휴직을 쓰지 않은 사람이 훨씬 승진에 유리해요. 예를 들어 입사한지 8년인데 그 중 2년 육아휴직을 쓴 경우, 조직에서는 ‘걔는 6년 근무 한 거지~’ 이렇게 보는 경우도 있어요. 

육아휴직 기간에 발령 문제도 있었는데요. 원직복직이 원칙이기는 하지만 휴직 기간 중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난 케이스가 있기는 해요. 

당사자에게 통지는 미리 갔지만 당사자가 원해서 갈만한 부서는 아니었어요.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조직개편 과정에서 육아휴직에 들어간 사람들 몇 명을, 당사자가 원래 하던 일과 전혀 무관한 다소 생뚱맞은 팀으로 보낸 사안인데요. 

몇 달에 걸쳐서 원래 부서로 다시 배치되기는 했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죠. 

승진에 불이익만 없다고 확실히 보장되면 급여 보전이 다 되지 않아도 육아휴직을 갈 남성은 많을 거에요. 사례만 있으면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내지 않을까 생각해요. 

Q. 그럼 기혼유자녀 여성은 결국 승진 불이익을 받고 있는 것 아닌가요?

그렇네요. 저만 해도 주임에서 대리로 가는데 거의 10년이 걸렸어요. 승진연한의 거의 두 배 기간이 소요 된 거죠. 

그런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회사가 임신, 출산한 여성은 차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2016년 희망퇴직 당시 임신한 여성들은 퇴직 압력을 더 강하게 받았어요. 저도 당시 임신한 상황이었는데, 본부장이 불러서 ‘계산기를 두드려봤냐’‘남편과 주말에 가서 계산기 두드려보고 답을 해라’라고 말하더라고요. 

저는 그 다음 주에 출근해서 본부장에게 퇴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그 이후에도 몇 번을 더 불러서 압력을 행사했어요. ‘네가 돌아와서 평가를 잘 받을 수 있겠냐?’라는 식의 아주 직접적인 압력이었죠. 

비슷한 시기에 임신한 여성 동료들도 비슷한 압박을 받았다고 해요. 

심지어 명문대를 나온, 평소 정말 스마트하다고 평가를 받아온 뛰어난 여성 동료도 그저 임신했다는 이유로 저와 똑같이 퇴직 종용 면담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임신한 여성에게 스펙은 아무 의미 없구나. 회사 입장에서는 그냥 나갔으면 하는 존재일 뿐이구나’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평상시에는 ‘평등하다’라고 이야기하지만, 위기의 순간이 되면 조직은 여성을 전혀 보호하지 않는다는 거죠.  

Q. 본사의 경우 배치상의 차별은 없을까요? 

콜센터를 용역으로 두고 있는데 이 콜센터는 대부분 여성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외 영업은 일단 남성이 더 많이 하기는 하는 것 같아요. 

지점 설계사 성비는 반반인데, 방카슈랑스의 경우 남성이 더 많거든요. 이쪽은 조직이 생길 때부터 남성이 먼저 배치되어 있어서, 그런 영향이 아닐까 해요. 

제휴마케팅에는 여성도 있어서 남성만 배치한다고 보기 어렵고요. 일단 여성이 특별히 영업을 특히 기피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분위기에요. 

저희는 고객지원센터에도 남성이 있고요. 인사팀장도 여성이에요. 

Q. 보건휴가 사용은 어떤가요?

유급이지만 업무 때문에 실제로는 거의 못씁니다. 전체 여성 중 2% 정도가 겨우 사용하고 있어요. 

계약심사 이런 쪽은 아예 못가고요. 분위기가 정착되지 않아서인 것도 같아요

Q. 역차별 관련 이슈가 있진 않나요?

출퇴근 시간 선택제를 운영한 적이 있는데, 여성의 경우 자녀를 등원시키고 출근하는 경우가 많고, 그러다보니 9시 반, 10시. 이런 시간에 출근을 주로 해요. 

그러다보니까 남성 팀원들은 ‘여성들이 좋은 시간대에 다 출근한다. 혜택 받는다’ 이렇게 받아들이기도 하죠. 

사실 이건 여성이 돌봄을 전담해서 발생하는 문제니까, 남성들도 자녀 등원을 분담해서 하면 되는 거기는 한데요. 

막상 남성이 자녀를 등원시킨다고 말하면 ‘와이프는 뭐하고?’라는 질문을 받죠. 모든 팀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요.   

Q. 조직 내에서 ‘성평등’을 말하는 것이 부담스러운 분위기는 아닌가요?

성평등을 마음 편하게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아요. 

업무 공간에 ‘성평등’ 메시지를 담고 있는 물품을 올려두거나, 그런 이슈로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 한다고 해야 할까요? 

이게 ‘드러낼 수 없는 분위기’라서인지, ‘그런 사건 자체가 아예 없어서’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성평등 교육 같은 것도 저는 공감이 갔는데 남성들은 너무 편향되어 있다고 지적하기도 하고요. 그런 경우 제가 목소리를 크게 내기는 좀 어려운 분위기에요.  

Q. 여성할당제 도입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회사 내에 적용하기는 좀 어렵다고 봅니다. 그게 꼭 필요한 상황인지 모르겠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