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사

Q. 전체 직원 중 여성 비율, 여성 임원 및 관리자 비율이 궁금해요.

전체 직원 중 여성은 40% 정도입니다. 그런데 임원은 총 11명 중 남성 9명, 여성 2명이에요. 

관리자도 전체 55명 중 여성은 5명이고요.

즉 여성 직원이 적지는 않지만, 여성 임원과 관리자는 거의 없는 거죠.

Q. 여성 관리자가 이렇게 적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희는 분리채용을 하고 있어서 채용단계에서부터 차별이 시작됩니다. 

형태는 고졸, 초대졸 전형인 사무‧영업지원직군과 대졸 전형인 일반직군으로 나눠지는데요. 

이 중 고졸, 초대졸인 사무영업지원직군은 압도적으로 여성이 많습니다. 현재 사무‧영업지원직군 남성 직원은 단 한명 뿐이에요. 나머지는 다 여직원이죠. 

반면 대졸 일반직군은 여성 113명(18.7%), 남성 490명(81.3%)의 구조이고 고직급으로 갈수록 여성비율이 현저히 떨어집니다.  

Q. 사무‧영업지원직군과 일반직군 사이에 승진 등에서 차별이 있나요?

네. 사무‧영업지원직군은 최근 2년 연속 승진자가 단 1명도 나오지 않았어요. 

사무‧영업지원직군은 그 안에 A1, A2, A3 이렇게 3단계로 직급이 나눠지고, 대졸 일반직군은 N1부터 N6까지 6단계로 다시 분류되는데요. 

전체 승진율이 20% 수준이면,사무‧영업지원직군 승진율은 3% 이 정도에 그치기도 합니다. 그러니 당연히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고요. 

A3→A2, N6→N5는 자동승진이라 정말 승진이라고 할 만한 것은 A2등급에서 A1등급으로 올라가는 것 뿐 인데요. 

규정과 무관하게 승진 조건을 다 채워도 실제로는 승진이 되질 않아서 A2 상태로 20년이상 다닌 여성들도 존재합니다. 

반면 대졸 일반직군은 승진 기회 자체도 많긴 하지만, 그 외에도 특별한 문제만 없으면 사무‧영업지원직군처럼 연속으로 승진이 누락되거나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Q. 업무 내용의 차이도 큰가요?

과거 호봉제였을 때는 각 채용 형태에 따른 직무가 구분되어 있었지만, 성과제가 도입된 이후에는 인사규정에 직무의 종류가 아닌 책임과 역할 정도만 정리되어 있어요. 

즉, 사무‧영업지원직군은 어떤 보직만 맡을 수 있고, 대졸 일반직군은 어떤 보직만 맡을 수 있고. 그런 개념까지는 명시된 것이 없는 거죠. 

그래서 사무‧영업지원직군이 대졸 일반직군이 하는 일을 실제 수행하고 있기도 하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어요. 

그러다보니 실질적으로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어떤 직군인지에 따라서 임금 및 승진에서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거죠.

Q. 구체적인 차별 사례가 있을까요?

예를 하나 들어보면, 얼마 전 사무‧영업지원직군 여직원이 감사인으로 발령이 났어요. 

이 감사 업무는 통상 대졸 일반직군. 그 안에서도 고직급인 N2~N3 직원들이 하던 업무였는데, 성과제 이후 각 직무간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사무‧영업지원직군에서 첫 발령이 나온 것이죠. 

그런데 ‘감사인의 직무수당은 N4 이상 직원에게만 지급된다’라는 규정이 있어서 이 사무‧영업지원직군 출신 감사인 여직원은 다른 감사인들이 다 받는 감사수당을 받질 못하고 있습니다. 

25년차에 업무능력도 인정받아 대졸 일반직군 남성들과 같은 업무를 하게 되었는데 말이에요.

Q. 직군 이동은 가능한가요?  

가능은 하지만, 실제 전환을 한 케이스는 손에 꼽을 정도에요. 이와 관련해서 규정상 명시된 기준도 없습니다. 

통상 사무‧영업지원직군 여성들이 FC(설계사), GA(대리점), BA(방카) 이 세 채널에서 지점장 또는 교육역으로 영업 성과를 내면 직군전환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그 성과에 대한 기준도‘해당 직무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서 부서장이 인정하면 직군전환을 할 수 있다’라는 아주 최소한의, 주관적 가이드만 있는 상황이에요. 

탁월함의 기준은 무엇이고, 정말 탁월해도 부서장 인정을 못 받으면 전환이 안 된다는 건지. 전부 불분명하다는 거죠. 회사는 인사는 회사 고유 권한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고요.

그러다보니 전환이 된 케이스에 대해서도 ‘저 사람은 되는데 이 사람은 왜 안 되느냐?’는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죠. 

무엇보다 회사는 사무‧영업지원직군 여성들에게 승진을 하고 싶으면 영업을 해서 성과를 내라고, 그러면 일반 직군으로 전환해주겠다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마치 직군전환이 승진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하는 거죠. 얼마전부터는 승진 공문에 직군 전환자도 함께 명시해서 보내고 있고요. 

하지만 승진이라는 것은 그만큼의 금전 보상이 따라줘야 진짜 승진 아닌가요? 지금은 회사에서 승진이라도 시킨 양 기분만 내고 실제 보상은 전혀 주지 않고 있거든요.

Q. 그래도 직군이 전환되면 처우가 나아지는 것 아닌가요?

꼭 그렇지도 않아요. 실제 사무‧영업지원직군 A2에서 대졸 일반직군 N5로 전환되어 전속채널 교육 센터장을 맡게 된 여직원이 있습니다.

그런데 인사규정상 N5는 센터장급 업무를 수행할 수가 없어요. 그럼 상식적으로 이 여성을 N3, N4로 승진을 시켜줘야 하잖아요? 

그런데 회사는 승진을 시키는 대신 교묘하게 센터장 보직 자체를 없애고 ‘교육 인력’이라고 표현만 바꿔서 동일 업무를 시키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 여직원은 당연히 직무수당도 못 받고 있죠.

또 다른 문제는, 저희가 성과제다 보니 개인 평가 상황에 따라 승진을 했는데도 내가 승진한 그 직급 평균보다 임금이 낮을 수가 있어요. 

그런 경우 같은 직군에서 승진을 하면 기본 임금 인상과는 별개로, 해당 직군의 최하위 임금 수준까지는 맞춰서 올려준다는 규정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졸 일반직군 N4에서 N3으로 승진했는데, 내가 지금 받는 급여가 N3 평균보다 더 낮은 수준이면 N3 급여 최저 수준정도까지는 임금 조정을 해준다는 거에요. 

그런데 최근 사무‧영업지원직군 A2에서 대졸 일반직군 N5로  전환된 여성 직원에 대해서 N5 직원 평균 임금과 비교해서 임금을 조정해 주지 않았다고 들었습니다.

이러니 사무‧영업지원직군 여성들 입장에서는 영업 현장으로 내몰리며 착취당한다는 느낌을 받는 겁니다.

Q. 같은 대졸 일반직군 안에서도 여성이 더 직급이 낮은 이유는 뭔가요?

일단 그 정도 직급의 남성들이 입사할 때는 여성을 아예 적게 뽑았던 영향이 크다고 봐야겠지요. 

지금은 대졸 일반직군 채용시 여성을 더 많이 뽑는 경우도 있습니다. 작년만 해도 16명을 대졸 전형을 통해 정규직으로 채용했는데 그 중 10명이 여성이었어요. 

또 사무‧영업지원직군에서 직군 전환을 하는 연차가 높은 여성 인력들도 일반직군의 N3 이상으로 보내지 않는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고요.

그 외에 여성 직원들은 이런 저런 사정으로 남성들보다 중도 퇴사율도 현저히 높습니다. 

Q. 여성 직원들의 영업에 대한 거부감이 남성 직원들보다 심한 편인가요?

그건 성별이나 직군의 문제는 아니에요. 저희 회사는 실적압박이나 지방발령의 문제 때문에 남성이나 여성이나 모두 영업을 기피하는 편이거든요.  

대우를 잘 해주면 영업압박을 견디고 해당 업무에 나설 여성들은 제법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회사가 말만 여성 영업 인력을 키운다고 하고 실제로는 성과를 먼저 내면 고려해보겠다는 식으로 나오니까요. 

Q. 직군 폐지나 여성할당제 도입이 필요할까요?

직군 폐지는 필요해요. 다들 섞여서 같은 업무를 하는데 차별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특히 동일한 대우를 한다는 것은 결국 임금을 맞춘다는 것이니까요.

여성할당제는 지금 적용되고 있는 것은 없지만, 앞으로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채용의 경우 지원자 성비를 정확히 확인할 수는 없지만, 내부적으로는 같은 조건에서 채용된 여성들이 토익점수를 비롯해 남성 동기들보다 전반적인 스펙이 좋다는 인식은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승진에서의 할당제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위로 갈수록 여성이 적어지는 것이 눈에 확연히 보이니까요.

Q. 역차별 이슈는 없나요?

승진이나 급여 문제는, 여성들이 남성들과 같은 업무를 하면서 차별 받는 것이 보이니까 당사자가 아닌 남성들도 안타까워하는 경우가 많아요.

지금은 역차별 이슈가 크게 일지는 않고 있어요. 만약 그런 문제가 생긴다고 해도 차별 해소를 위해 필요하다면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요. 

다만 여성 관리자에 대한 인식의 경우, 오래된 회사다보니 아무래도 보수적인 부분도 있기는 합니다. 

FC채널에서 소속 지점 FC들을 관리하는 지점장으로 여성이 올라가면 좀 불편해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특히 처음부터 FC 신분으로 영업하던 여성이 지점장이 되면 그나마 괜찮은데, 영업 경험 없이 영업지원 업무, 사무업무를 하던 여성이 연차가 쌓이면서 지점장이 되면 FC들이 리더로 따를 수 없다며 항의를 하는 사례도 있었어요. 

Q. 여성채용을 늘리면 유리천장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고 보시나요?

자연적으로 해소 될 거라고 본다는 건, 결국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태도일 텐데요. 

저희 회사는 직군분리가 되어 있으니 이걸 없애지 않으면 시간이 지나도 문제가 해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실제 제가 28년차인데 낮은 여성 승진율은 개선되지 않았거든요.